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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내가 빠르게 배우고 실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이 된 방법은 이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의 문서를 자세히 정독하는 것이었다. 관련 경험이 전무후무했던 나를 도대체 이들은 나의 어떤 점을 보고 제 역할을 해낼 거라 생각한 걸까? 처음엔 나도 미스터리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고 차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얼추 알 것도 같다. 인포그래픽에 대한 이해와 타이포그래피 감각을 보았던 것 같다. 적어도 이 자질들을 가지고 있다면 기본 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반 그래픽 디자이너와 UX 디자이너 사이에 차이점도 있다. 모든 UX 분야는 '사용성'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디자인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 사용자의 행동이나 생각을 고려하여 더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
1. 리서치 1-1 시장 리서치 - 해당 서비스/제품의 역사 및 배경 - 해당 서비스/제품은 왜 이용하는가? - 해당 서비스/제품은 현재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 (인식/트렌드) = 우리 브랜드 "산업"이 왜 시장에 필요한가? 1-2 동종 업계 리서치 - 차별점 / 강점 (벤치마킹) - 약점 (주의점 / 기회) - 타깃 (타깃을 어떻게 조준하고 있는가) - 수익 구조 (수익 모델, 가격 등) = 소비자가 동종 업계 브랜드를 두고 우리 브랜드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 - 디자인 (로고, 컬러, 그래픽 등) = 우리의 시각적 자산을 강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하는가? - 커뮤니케이션 (SNS 채널, 광고, 버벌 등) = 우리 브랜드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가? 1-3 참고할 만한 타종 업계..
UI는 시각 요소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는 사용자의 특정 방식을 형성한다. 때문에 UI 없이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온전히 경험하기란 불가능하다. 넷플릭스 다큐 UX의 예로 한 토스터를 소개한다. 토스터가 특별한 이유는 다른 토스터에는 없는 라는 버튼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UX인 이유는 간단하다. 조금 더 바삭한 빵을 선호하는 사람의 니즈를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볼 대부분의 내용 역시 사용자의 니즈를 고려하고 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잘 푸는 것보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의 중요함을 알게 될 것이다. 파격적인 변화만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UX를 창의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오히려 사용성을 떨어뜨리..
제게 있어 '디자인'이란 일상의 사소한 사건을 놓치지 않고 거기서부터 무언가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작업입니다. 디자인 사무실을 경영하다 보면 늘 따라붙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디자인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돈이 되지 않는다'는 딜레마죠. '클라이언트의 지갑이 작으니 그 수준만큼만 노력한다.' 디자이너가 이런 생각이라면 그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지갑 자체를 좀 더 크게 만들어 줄 파이팅 넘치는 디자인. 이런 디자인이 앞으로의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것'이란 '그 누구도 원치 않았던 것'과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이상적인 감각은 '당연히 거기 있어야 하는데 웬일인지 아직까지는 없었던 것'을 '보충한다'는 정도의 감각입니다. 상품 A..
브랜드 디자이너는 소비자나 유저가 브랜드의 모든 매체를 일관되게 경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시각적 설계를 해야한다. 비단 심볼이나 로고 뿐만 아니라 확장되어 활용되는 면 또한 고려해야 하는데 우리는 이 질서의 기본 단위를 "그래픽 모티프"라 부른다. 내가 가장 큰 피로감을 느끼는 모티프는 로고의 조형적 특징을 크롭하여 보여주는 의미 없는 그래픽이다. 의미만 연계가 된다면 이보다 더 직관적인 방법은 없지만, 차별성을 만들기 좋다고 생각되는 다양한 그래픽 모티프 도출 방법을 정리했다. (* 적합한 사례를 다중으로 적용) 1. 로고 조형 크롭 2. 로고 모티프 확장 3. 지정 서체 활용 4. 브랜드 성격/대표성 모티프 (로고 비연계) 5. 일러스트 개발 6. 타입 개발 7. 기호 및 아이콘 개발 8. 그래픽 ..
기획에는 정석도 없다. 니체는 '영원회귀'라고 말한다. 이 개념은 직역하자면, '동일한 것의 영원한 반복'을 의미한다. 시간은 순환적이고, 동일한 사건들이 동일한 순서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출근, 상사의 지적, 클라이언트의 끊이지 않는 요구, 가계 대출의 발생, 가족 문제, 취업 문제, 취업에 성공해도 여전히 반복되는 진로의 문제, 반복되는 고민과 술자리, 이직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커리어의 고민... 우리의 삶은 어찌 보면 '영원회귀'의 생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의 시대는 많은 사람들의 '있어빌리티' 지수를 높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이미지(사진, 동영상)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한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버클리(George Berkeley)는 '존재는 인식되는 것'이라는 명제를 철학의 기본 원리로 설..
*브랜드 컨설팅 디자이너를 기준으로 함. “브랜딩이란 무엇인가요?” 질문에 밀려오는 소리없는 함성은 환청이 되어 귓등을 때린다. ‘맥락’ 그리고 ‘나다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치의 브랜드 디자이너 인터뷰를 보면 직업이나 직무에 대한 설명이 추상적이다. 질의응답이 아니라 사색에 잠긴 혼잣말처럼 느껴질 정도다. 다른 행성,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도 아니라면 우리는 지금 당장 차를 타고 지방 한적한 농촌 마을 경로당에 들어가 “그래 자네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라고 어르신이 물을 때도 쉽고 명확하게 설명이 가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아.. 그 브랜딩…” “아니, 로고 같은 거 만들어요.” 결국 브랜드 디자이너는 로고..
(2022.07.13) 디자인 스터디를 하면서 매번 프로세스가 달라진다. 매번 새로워지는 개념이 아니라, 매번 잊혀지고, 잊혀졌던 걸 다시 캐치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주어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프로젝트도 있고 짧은 프로젝트도 있기 때문에 최상의 퀄리티를 낼 수 있는 풀-플로우를 정해두고, 플랜 과정에서 일부를 생략하거나 축소하는 작업을 거친다면 레퍼런스의 숲에서 길을 잃어버릴 일은 없을 것이다. *디자인 기획이 정리 됐다는 가정 1. 키워드 도출 - 브랜드 룩 (브랜드 페르소나) - 디자인 룩 (브랜드 로고/모티프) 2. 사례 조사 - 조형 검색 (유사 업종 - 구글 / 핀터레스트 / 드리블) - 조형 검색 (키워드 - 구글 / 핀터레스트 / 드리블) - 비핸스 무드보드 (유사 업종 / 로고 / 타입)..
회사의 성장세에 비해 개인의 성장은 둔해지기 시작했다. 정점을 찍은 곡선이 맥없이 아래를 향하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무작정 뛰어들어 일하던 때와 다르게 여러 절차와 관리자가 생겼다. 훨씬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했지만 반복되는 일이 많아졌고, 일 외적으로 해야 할 일이나 일만으로 뚫리지 않는 벽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일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회의실에서는 발전적인 아이디어가 오가는 대신 형식적인 보고서가 줄지었고, 그런 회의가 반복될수록 불만이 쌓였다. 선택지는 세 가지였다. 절이 싫으니 중이 나가는 것, 절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토 달지 않고 지내는 중이 되는 것, 그리고 어떻게든 절을 바꿔보는 것. 절을 바꾸려 망치도 들어보고 톱도 들어보면서 얻은 귀한 감각..
(2022.07.12) "어차피 바꾸실 거잖아요." 브랜드 에이전시에 근무한 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우여곡절은 직무, 연차, 직급 상관 없이 수시로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그동안 나를 괴롭혀온 대상은 '디렉터'다.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사람" 기업이 시대를 초월하여 요구하는 이상적인 인재상이지만, 그 인재상이 되려면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숨기는 게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디렉터가 있는 한, 내가 한 디자인은 어차피 바뀐다는 것. 이런 고민, 저런 고민, 여러 시도와 테스트의 시간이 무색해지는 디렉터의 디벨롭은 급기야 디자인 웍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 동기를 저하시킨다. "고민 해봤자, 심혈을 기울여 봤자, 디렉터 입 맛대로 바뀔 것인데..." 얼마 전 신입 디자이너가 입사했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