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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같은 마음은 막을 수 없는 노릇이다.결국엔 제 알아서 가장 큰 강에 닿아 편안함에 이를 것이다.흘러가면 그것이 길인 것이다.
일 년에 고작 며칠,하는 일 없이 먹고 쉬다 일찍 올라가 봐야 하는 장손은한평생 꼬박 일하고 매끼 밥상 내오는 딸의 눈물방울까지 싹싹 긁어다 훔쳤다.진정 오랫동안 곁에서 보살펴준 사람을 몰라보는 것은 우리의 오랜 전통이다.
우리는 재미있는 일 가운데 가장 재능있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다.가장 재능있는 것과 가장 재미있는 것이 일치할 수도 있으나결국 직업이라는 것을 가진 시점에서 가장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직업이 아닌 취미라는 것들이다.그냥 재미가 없어진다.생계 수단인 것이다.싫어져도 쉽게 떠날 수는 없다.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직업이다. 가장 큰 무기는 곧 약점이 된다.개그맨이 무대에서 음이탈을 하는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으나웃기지 못했다면, 그보다 치명적인 것은 없다.직업이라는 것의 속성이 그런가보다.문제 없이 잘 해나가고 있다 하더라도,도처엔 언제나 뛰어난 자들이 차고 넘친다.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설 자리를 밀어내는 열등감과또 하루를 문제없이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 속에서출근을 해야 할 동기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 취미와..
"저는 섹스와 돈만 있으면 돼요" 꿈, 희망, 연민, 사랑, 성취...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두 가지로 편입된다. 섹스 그리고 돈이다. 저급하다 생각이 드는 당신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명절이면 연장자가 묻는 두 가지 안부. "결혼은 언제하니?" "취업은 했니?" 인간도 동물이다. '생각' 좀 한다고 해서 먹고 사는 문제와 번식을 생각하는 자연의 섭리에 대해 감히 저급하다 말할 수 있는가.
영악한 인간들이 세우는 기둥은 언제나 견고하고자 하나 작은 균열이 생기기 마련이다. 멀리서 보면 작은 틈이지만 누군가에겐 죽음이나 다름 없는 절벽이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들이기에 설계도면은 어떤 방법으로 고쳐쓰던 간에 완벽해질 수 없다. 타인에 관심을 둘 겨를이 어디있는가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손톱 끝으로 위태롭게 기둥을 오를 뿐이다. 나만 소희가 아니면 되기 때문이다.
안정(여유)은 어디에서 오는가, 경험이다. 경험 중에서도 산전수전. 편안하고 반복적인 일상은 새로운 일을 도모할 수 없다. 큰 일은 더욱이 벌일 수 없다. 고생이 바로 밑천이기 때문이다. 고생이라해서 대단한 건 없다.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것. 불편한 경험을 마주하는 것. 어차피 생이 지옥이라면, 죽음의 칼날이 초침에 실려 쫒아오는 마당에 무엇 더 망설이는가.
돈으로 돈을 번다는 말은 결국 빚으로 빚을 번다는 이야기다. 아프지 아니하고, 다쳐서도 아니 되고, 좋은 경험은 몰라야 한다. 그 칠흙같은 뻘은 열심히 노력해서, 걸어서 나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격을 깨는 "파격"이 필요하다. 범죄가 되었든 다른 수단이 되었든 간에 말이다.
애초에 결혼이라는 제도는 인간에게 맞지 않다. 아니, 인간 수명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어처구니 없는 제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평균 수명 30세에 피임 도구가 없던 시대라면 모를까, 100세를 바라보는 21세기의 오늘날 과연 결혼이라는 제도가 우리 인간의 속성에 맞다고 보는가. 사랑은 금세 도태되고, 되려 결혼이야말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는 형국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결혼에 있어 최적의 상대는 '우리 이 정도면 잘 맞는 사이'. 어차피 살 부대끼며 다각을 맞닿다 보면, 인간은 피차 맞춰질 수 없는 존재임을 '그제야' 깨닫기 마련이다. 착각을 전제로 서로 좋아했던 몇몇 장면들을 추억하며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결국엔 포기하고 버티며 살거나, 유책배우자 운운하며 '위자료' 다툼으로 번질 뿐이다...
잠을 자고,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면, 온전한 나의 일말의 시간이 찾아온다. 그것은 다시 나의 온전하지 않은 시간을 위해 소진되고, 다음 하루의 피로를 더한다. 세상은 내가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바쁜 걸음으로 깨어있다. 참 웃기는 일이다. 하루 온종일 치열하게 일하는데도 아직까지 식당에서 밥 한끼 사먹기가 부담스럽다. 어디까지 목을 조르듯 나의 시간을 죄어야 하는가. 최소한 일 한 시간만큼만 자유의 시간이 보장될 수는 없는가. 신분 제도가 없어졌는가? 당신도 우아한 노예나 다름없다.
성매매는 양측 동의 하에 이루어진다. 원나잇도 양측 동의 하에 이루어진다. 연인 간의 성관계 또한 말할 것 있겠는가. 여기서 우리 사회는 연인 간의 성관계에는 매우 관대하다. 이들도 피차 서류 한 장 없이 구두로 정서적 관계를 맺는 것에 불과한데 말이다. 결국 성매매는 발전할 것이다. 적당히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독립되고, 특별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사랑을 빙자한 형태로 말이다. 우리는 적당한 이기심과, 욕망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고상한 도덕인 코스프레를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