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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하우스는 내가 여태껏 먹어본 순두부찌개 중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라이트하우스는 광고하지 않는다. 근사한 웹 사이트가 있는 것도 아니다.옥외 광고나 TV·라디오 광고도 하지 않는다.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평범한 음식을 만든 다음광고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리마커블한 제품을 만드는 데 온 노력을 기울였다.이게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소비자들은 너무 바빠서 광고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하지만 각자의 문제를 해결할 좋은 물건을 찾는 데는 필사적이다. 돈 페퍼스와 마사 로저스는 《1대1 마케팅 혁명》을 통해새로운 고객을 찾는 것보다 기존의 고객을 유지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이라는'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분야'를 개척..
디자인은 나의 오랜 치부다.짧지 않은 시간을 들여 일했지만, 만족스러운 결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청춘의 전부를 들인 일이었기에 '좋은 경험이었다'라며 웃어넘길 수 없었다. 딱 한 번 용기내어 엄마에게 미대 진학을 얘기했다.형편이 어려워서 지원할 수 없다는 말은 예상했던 바라 아프지 않았으나그 다음 말은 두고두고 가슴에 남았다."네가 그림을 그려봤자 얼마나 그린다고.그냥 만화 조금 따라 그리는 정도잖아." 그래도 행동하는 나는 생각하는 나보다 언제나 강했다.끝내 낙서를 멈추지 않은 것이다. 비록 전문대였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을거란 기대로내 마음은 한껏 부풀어 하늘 위로 두둥실 떠올랐다. 매체에서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는 디자이너들의 눈빛에서는모종의 확신과 애정이 읽힌다.나는 어떠..
'말'은 만물의 프로토타입이다.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은 가장 먼저 '말'을 만들게 됩니다. 어둠을 밝히는 초의 역할은 전구의 발명으로 끝을 맞이했습니다.그런데 양초의 매출은 2000년대 이후에도 여러 선진국에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현대인들이 초에서 '불을 밝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입니다.전기의 시대에 초는 '캔들'로 이름을 바꾸고1. 따뜻한 분위기를 만드는 물건 또는2. 향기를 즐기는 물건으로서 살아남았습니다.최첨단 LED 전구보다 훨씬 비싼 캔들이 있을 정도이지요. 투자자들이 돈이 스스로 일하게 만들 듯이,기획자는 말이 스스로 일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Concept'의 어원은 동사 '잡다'를 뜻하는 라틴어라고 합니다. 컨셉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으면'전체를 관통하는..
모나미가 60여 년이 넘도록 문구 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나는 기업의 본질을 오랜 시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본질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어떤 태도가 될 수도 있다. 모나미 역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돌고 돌아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필기구를 만드는 일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브랜드 이미지는 고객이 브랜드를 인지하는 방식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가 타깃 고객에게 인식되기를 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두 가지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 브랜드의 본질, 브랜드의 고객 가치가 놓여야 한다. '무엇을 위해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서 언급한 수많은 키워드 중 가장 주목한 ..
잘 쓴 제안서란 뭘까? 우선 읽히는 제안서다. (...) 읽어보려고 애써도 안 읽히는 제안서도 참 많다. 그럼 잘 읽히는 제안서는 어떻게 쓰나? 우선 쉽게 상대방이 읽고 싶은대로 쓰면 된다. 상대방이 궁금한 내용을 궁금해하는 순서로. 그래서 제안서의 목차는 상대방의 질문이어야 한다. 기획 제안서 작성 6단계 1. 왜? - 너 이런 문제 있잖아 2. 그게 왜? - 사실 이것 때문이거든 3. 그래서 뭐? - 그래서 이걸 제안 4. 딴 것도 많잖아? - 다른 것 대비 이게 좋아 3가지 5. 그래서 어쩌라고? - 이렇게 진행할 수 있어 6. 근데 꼭 해야 되나? -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기획 프로세스 1. Who? (듣는 사람이 누구인가?) - 먼저 지식과 관심도가 얼마인지 알아야 - 이미 알고 있는 것..
그 당시 내가 빠르게 배우고 실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이 된 방법은 이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의 문서를 자세히 정독하는 것이었다. 관련 경험이 전무후무했던 나를 도대체 이들은 나의 어떤 점을 보고 제 역할을 해낼 거라 생각한 걸까? 처음엔 나도 미스터리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고 차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얼추 알 것도 같다. 인포그래픽에 대한 이해와 타이포그래피 감각을 보았던 것 같다. 적어도 이 자질들을 가지고 있다면 기본 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반 그래픽 디자이너와 UX 디자이너 사이에 차이점도 있다. 모든 UX 분야는 '사용성'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디자인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 사용자의 행동이나 생각을 고려하여 더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
UI는 시각 요소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는 사용자의 특정 방식을 형성한다. 때문에 UI 없이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온전히 경험하기란 불가능하다. 넷플릭스 다큐 UX의 예로 한 토스터를 소개한다. 토스터가 특별한 이유는 다른 토스터에는 없는 라는 버튼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UX인 이유는 간단하다. 조금 더 바삭한 빵을 선호하는 사람의 니즈를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볼 대부분의 내용 역시 사용자의 니즈를 고려하고 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잘 푸는 것보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의 중요함을 알게 될 것이다. 파격적인 변화만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UX를 창의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오히려 사용성을 떨어뜨리..
제게 있어 '디자인'이란 일상의 사소한 사건을 놓치지 않고 거기서부터 무언가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작업입니다. 디자인 사무실을 경영하다 보면 늘 따라붙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디자인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돈이 되지 않는다'는 딜레마죠. '클라이언트의 지갑이 작으니 그 수준만큼만 노력한다.' 디자이너가 이런 생각이라면 그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지갑 자체를 좀 더 크게 만들어 줄 파이팅 넘치는 디자인. 이런 디자인이 앞으로의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것'이란 '그 누구도 원치 않았던 것'과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이상적인 감각은 '당연히 거기 있어야 하는데 웬일인지 아직까지는 없었던 것'을 '보충한다'는 정도의 감각입니다. 상품 A..
기획에는 정석도 없다. 니체는 '영원회귀'라고 말한다. 이 개념은 직역하자면, '동일한 것의 영원한 반복'을 의미한다. 시간은 순환적이고, 동일한 사건들이 동일한 순서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출근, 상사의 지적, 클라이언트의 끊이지 않는 요구, 가계 대출의 발생, 가족 문제, 취업 문제, 취업에 성공해도 여전히 반복되는 진로의 문제, 반복되는 고민과 술자리, 이직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커리어의 고민... 우리의 삶은 어찌 보면 '영원회귀'의 생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의 시대는 많은 사람들의 '있어빌리티' 지수를 높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이미지(사진, 동영상)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한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버클리(George Berkeley)는 '존재는 인식되는 것'이라는 명제를 철학의 기본 원리로 설..
회사의 성장세에 비해 개인의 성장은 둔해지기 시작했다. 정점을 찍은 곡선이 맥없이 아래를 향하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무작정 뛰어들어 일하던 때와 다르게 여러 절차와 관리자가 생겼다. 훨씬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했지만 반복되는 일이 많아졌고, 일 외적으로 해야 할 일이나 일만으로 뚫리지 않는 벽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일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회의실에서는 발전적인 아이디어가 오가는 대신 형식적인 보고서가 줄지었고, 그런 회의가 반복될수록 불만이 쌓였다. 선택지는 세 가지였다. 절이 싫으니 중이 나가는 것, 절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토 달지 않고 지내는 중이 되는 것, 그리고 어떻게든 절을 바꿔보는 것. 절을 바꾸려 망치도 들어보고 톱도 들어보면서 얻은 귀한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