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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만물의 프로토타입이다.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은 가장 먼저 '말'을 만들게 됩니다. 어둠을 밝히는 초의 역할은 전구의 발명으로 끝을 맞이했습니다.그런데 양초의 매출은 2000년대 이후에도 여러 선진국에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현대인들이 초에서 '불을 밝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입니다.전기의 시대에 초는 '캔들'로 이름을 바꾸고1. 따뜻한 분위기를 만드는 물건 또는2. 향기를 즐기는 물건으로서 살아남았습니다.최첨단 LED 전구보다 훨씬 비싼 캔들이 있을 정도이지요. 투자자들이 돈이 스스로 일하게 만들 듯이,기획자는 말이 스스로 일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Concept'의 어원은 동사 '잡다'를 뜻하는 라틴어라고 합니다. 컨셉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으면'전체를 관통하는..
우리는 재미있는 일 가운데 가장 재능있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다.가장 재능있는 것과 가장 재미있는 것이 일치할 수도 있으나결국 직업이라는 것을 가진 시점에서 가장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직업이 아닌 취미라는 것들이다.그냥 재미가 없어진다.생계 수단인 것이다.싫어져도 쉽게 떠날 수는 없다.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직업이다. 가장 큰 무기는 곧 약점이 된다.개그맨이 무대에서 음이탈을 하는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으나웃기지 못했다면, 그보다 치명적인 것은 없다.직업이라는 것의 속성이 그런가보다.문제 없이 잘 해나가고 있다 하더라도,도처엔 언제나 뛰어난 자들이 차고 넘친다.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설 자리를 밀어내는 열등감과또 하루를 문제없이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 속에서출근을 해야 할 동기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 취미와..
부동산에서는 레버리지가 대부분 돈의 성격이었지만 세상에서는 돈이 아닌 시간으로 대체됐다. 당신이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당신의 사장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당신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즉, 합당한 돈을 주고 당신의 시간을 빌린 것이다. 네이버가 돈을 버는 이유, 유튜브가 돈을 버는 이유는 사람들이 시간을 소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을 오랫동안 빼앗을 수 있다면 그 시간에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부동산에는 나름의 생태계가 있다. 도시의 생성이라는 부분만 놓고 보면 '지주 - LH - 시행사 - 건설사 - 분양사 - 은행 - 분양 계약자(투자자 및 실거주자)' 순으로 먹이사슬이 형성된다. 일자리를 중심으로 주거지가 형성되고 인구가 집중된다. 당연히 일자리 인근 지역은..
모나미가 60여 년이 넘도록 문구 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나는 기업의 본질을 오랜 시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본질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어떤 태도가 될 수도 있다. 모나미 역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돌고 돌아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필기구를 만드는 일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브랜드 이미지는 고객이 브랜드를 인지하는 방식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가 타깃 고객에게 인식되기를 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두 가지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 브랜드의 본질, 브랜드의 고객 가치가 놓여야 한다. '무엇을 위해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서 언급한 수많은 키워드 중 가장 주목한 ..
편집은 결국 의미의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 데이터를 이야기로 바꾸고, 사실에서 통찰을 끌어내는 행위이다. 이해할 수 없는 소음은 고통이지만, 의미가 이해되면 그때부턴 제법 들을 만해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의미를 손에 쥐면 같은 현실을 다르게 살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SNS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2010년 이후의 변화를 요약하자면 이 두 문장이 아닐까. '기업, 개인, 사물...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되었다' 그래서 '볼 게 너무 많다' 2010년대부터 신문과 잡 지는 손꼽히는 사양 산업이 되었고, 불안과 무기력이 짙은 안개처럼 업계 전체를 덮쳣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잡지가 망해가는 게 아니고, 세상이 온통 잡지화하는 걸로 보였기 때문이다. (...) 설사 종이 잡지가 사라진..
생애 가장 시간이 안갔던 때는 단연 군시절을 꼽을 수 있다."아직도 시간이 이것 밖에 안 지났나.."하루하루가 길고 질겨 도저히 삼킬 수가 없었다.마냥 나빴던 것만은 아니다.한 편으론 수명이 길어진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사실빨리 죽음에 다다르고 싶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킬링 타임용이다"그래서 난 군 전역을 이후로 이 말이 참으로 어리석게 들리기 시작했다.매 시간 일분 일초가 다 값져야 한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시간을 죽인다는 섬뜩한 관용적 표현 자체에 대해 말이다. 언제부턴가는 명절 오후 고속도로가 반갑기 시작했다.눈코 뜰 새 없이 죽음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아대는 내 시계가속도를 늦추어 하루를 음미하는 기회를 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난 30여 년간 내게 아침이란11m 막타워나 다름 없었다.공수 훈련을 위해 훈련소에서 내던져지는 막타워 말이다.한 발만 내딛으면 끝나버리는 건데, 5분만, 10분만을 미루게 되는 것은아침의 높이 또한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11m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아침에 눈을 뜨기 싫다는 건 삶에 대한 동기가 없다는 것. 어쩔 수 없이 매일 아침을 맞이해야 한다면 세상이 나를 깨우는 것보다내가 세상을 깨우는 편이 조금 더 낫다.일찍 일어나면 내가 세상을 깨우는 느낌이고늦게 일어나면 세상이 나를 깨우는 기분이다.아침을 미루고 미루다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건회의 시간, 여유롭게 커피도 일찍 내리고 안건 내용도 미리 살펴본 사람들 사이에헐레벌떡 착석한 기분이랄까. 타인의 시간을 좇는 기분은 온종일 지속된다. 세..
"저는 섹스와 돈만 있으면 돼요" 꿈, 희망, 연민, 사랑, 성취...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두 가지로 편입된다. 섹스 그리고 돈이다. 저급하다 생각이 드는 당신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명절이면 연장자가 묻는 두 가지 안부. "결혼은 언제하니?" "취업은 했니?" 인간도 동물이다. '생각' 좀 한다고 해서 먹고 사는 문제와 번식을 생각하는 자연의 섭리에 대해 감히 저급하다 말할 수 있는가.
업이 느슨해져 시간이 조금 남는 느낌이 들 때면 딴 짓을 하고싶어진다.디자이너라면 포트폴리오를 다듬거나 개인적인 디자인을 하는 것들 말이다.허나 군대에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나이도 비슷하고, 입대 날짜도 기껏 두 세달 차이 밖에 안나는 나의 선임은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꿰뚫어 보았다.속된 말로 '갈굼'을 위해 연사 사격을 하다 얻어 걸린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나의 두 세달 후임이 들어오고 나니 나 역시 그들의 속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또래들의 작은 사회, 군대에서 마저 이렇게 훤히 보인다면바깥 사회의 10년 차 20년 차 선배들은 나를 얼마나 더 적나라하게 보고 있을까.이 때 다짐 했던 것은, "속인다고 속여지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떳떳한 편에 서자" 였다.5..
잘 쓴 제안서란 뭘까? 우선 읽히는 제안서다. (...) 읽어보려고 애써도 안 읽히는 제안서도 참 많다. 그럼 잘 읽히는 제안서는 어떻게 쓰나? 우선 쉽게 상대방이 읽고 싶은대로 쓰면 된다. 상대방이 궁금한 내용을 궁금해하는 순서로. 그래서 제안서의 목차는 상대방의 질문이어야 한다. 기획 제안서 작성 6단계 1. 왜? - 너 이런 문제 있잖아 2. 그게 왜? - 사실 이것 때문이거든 3. 그래서 뭐? - 그래서 이걸 제안 4. 딴 것도 많잖아? - 다른 것 대비 이게 좋아 3가지 5. 그래서 어쩌라고? - 이렇게 진행할 수 있어 6. 근데 꼭 해야 되나? -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기획 프로세스 1. Who? (듣는 사람이 누구인가?) - 먼저 지식과 관심도가 얼마인지 알아야 - 이미 알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