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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첫 학기를 마치고 교수님께서 방학 숙제를 내주셨다. "최대만 많은 걸 보고 와라"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디자이너로서 들었던 말 중에 가장 낭만적이다. 첫 입사 후 만난 디렉터가 내게 말했다. "보는만큼 그린다" 기획, 콘셉트,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디자이너는 최종적으로 시각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습관은 "많이 보는 것" 돌아보니 보는 것도 단계가 나뉘었다. 1. 눈으로 인지하는 것 (3sec) 2. 눈으로 그려보는 것 (10sec) 3. 손으로 그려보는 것 (30sec) 4. 툴로 똑같이 그려보는 것 (40min) (단계별로 대상을 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내가 만난 현업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하는 '디자인이 가장 빠르게 느는 방법'은 ..
숱한 디자인 보고서, 제안서를 보며 드는 의문이 한 가지 있었다. "클라이언트가 정말 이해를 할까?" 장표에 사용되는 용어부터 가독에 큰 돌부리가 된다. 브랜드 에센스? 브랜드 핵심 가치?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전문 용어는 익숙하긴 하지만, 매번 "그래서 정확하게 의미하는 바가 뭐였더라?" 다시 검색해서 정의를 찾아보곤 한다. 이제 5년차에 접어든 나 역시 쉽게 이해하고 있는 편이 아닌데 디자인에 문외한인 클라이언트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마치 의사 처방전같이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 용어로 휘갈겨 우리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보고서 내 영문 표기도 마찬가지다. 영단어를 사용하면 단어 고유 의미를 고스란히 전할 수 있고, 또 특유의 전문적 이미지가 있어 이점은 있으나, 한국인에게..
디자인은 요리처럼 일식전문가, 중식전문가 어느 특정분야에 치우치지 않는다. 디자인은 그냥 디자인이다. - 강구룡 학부 시절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인상적인 말이다. 당시 나의 해석은 - 편집디자이너 - 브랜드디자이너 - 영상디자이너 - UI/UX 디자이너 등 으로 나뉘는 직업군이 "주특기"일 뿐이지, 결국 디자이너라면 응당 모든 분야의 "디자인"을 할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막상 실무로 접어드니 디자이너는 나만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일종의 방어기제라고도 생각한다. 내가 그나마 잘 수행할 수 있는 특정 분야를 꽉 쥐고 있어야 시장에서 가치를 떨어트리지 않을 수 있고, 그것을 유지하려면 이 분야 저 분야 기웃거리는 것보다 가장 안전한 내 영역 ..
거리에 스쳐지나가는 매력적인 사람들에게서 종종 쓸데없는 피로감을 느낀다. "나랑 맞지 않은 면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 비단 이성관계 뿐만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은 절대 잘 맞을 수 없다. 잘 맞는 "부분"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을 어느정도 가릴 수 있다면 우리는 겨우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어쩌면 사소한 것에 다툰다는 것은 사소하지 않은 부분들이 잘 맞는다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연인과의 만남에선 대개 두 번 눈이 멀게된다. 첫 번째는 처음 만나는 때다. 사랑은 무지에 기초한다고, 아직 모르는게 너무나도 많은 이 사람을 내가 사랑씩이나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익숙해지면서 잘 맞는 부분을 망각하는 것이다. 멀쩡한 과자 한 봉지를 두고 부스러기만 바라보다 눅눅해진 과자를 통째로 버리게 되는 꼴이 되는..
평범한 방식으로는 풍족한 돈을 가질 수 없다. 자산이 생기면 내가 하는 일은 두 가지다. 내 회사를 더 키우는 데 사용하거나 또 다른 자산을 만들 만한 곳에 보낸다. 내가 엄두도 못 낼 시장에서 더 좋은 사업을 하는 회사나 경영자가 너무나 많다. 다행히 이런 회사는 상당수 상장돼 있다. 상장돼 있다는 건 누구나 원하는 만큼 그 회사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나보다 더 훌륭한 경영자가 나보다 더 좋은 회사를 운영하는데 내가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결국 나보다 훌륭한 경영자에게 투자하는 일은 그들과 동업하는 것과 다름없다. 나는 되도록 내가 지분을 가진 회사의 물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제 내 회사이기 때문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복리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자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말..
그 당시 내가 빠르게 배우고 실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이 된 방법은 이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의 문서를 자세히 정독하는 것이었다. 관련 경험이 전무후무했던 나를 도대체 이들은 나의 어떤 점을 보고 제 역할을 해낼 거라 생각한 걸까? 처음엔 나도 미스터리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고 차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얼추 알 것도 같다. 인포그래픽에 대한 이해와 타이포그래피 감각을 보았던 것 같다. 적어도 이 자질들을 가지고 있다면 기본 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반 그래픽 디자이너와 UX 디자이너 사이에 차이점도 있다. 모든 UX 분야는 '사용성'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디자인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 사용자의 행동이나 생각을 고려하여 더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
금융은 간단히 말해 금전의 융통이다. 즉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일을 뜻한다. 사회와 경제가 복잡해지거나 부유해질수록 금융 시장 역시 크게 성장한다. 보험, 모기지, 신용카드, 다양한 저축, 연금 등 금융상품에 대한 욕구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며 생각보다 더 자주 일어날 수도 있다. - 금융 시장이 변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 통화 정책이 너무 느슨해 돈을 쉽게 빌릴 수 있게 되어 은행에 레버리지가 커져서 그럴 수도 있고, - 증시에 거품이 있거나 비장상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거나 - 과대평가가 되어 일어날 수도 있다. 금융위기에 정부가 적극 개입해 돈을 빌려주면 금융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위기를 벗어날 수도 있다. (...) 하지만 이러한 대처 끝엔 인플레..
말의 한계가 그 사람의 한계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말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짜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나는 직장 초년생 시절 그렇게 마음으로 들어주는 상사를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그분은 내 말을 듣고 나면 늘 칭찬해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다. 그렇게 빈틈을 보완해볼 기회를 줬다. 내 말대로 해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책임을 져주고, 잘됐을 때는 공을 나눠주었다. (...) 친구들과의 저녁 술자리에서 좋은 정보를 듣거나, 귀갓길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가장 먼저 그분이 생각났다.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못해 날아갈 듯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커디 교수에 따르면 첫인상을 좌우하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사람들은 첫 만남에서 따뜻함과 유능함으로 상대방을 판단한다..
"아까 그 100원은 꼭 돌려주게나." 너무나 진지한 태도에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 "자네가 재기해서 돈을 맘껏 다루게 될 즈음 반드시 돌려줬으면 하는데." (...) 나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그의 요청에 대꾸했다. "네. 꼭 돌려드리겠습니다. 이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게 해주신 그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재기만 한다면 100원이 아니라 1,000만 원 정도로 돌려드리지요." "그건 안 되네." 노인은 크게 고개를 저었다. "왜죠?" "너무 많아." "너무 많다고요?" 이 노인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 걸까? "그럼... 얼마면 받아주실 건가요?" 나는 머뭇거리며 물었다. "글쎄, 돌려준다면 120원 정도가 적당하려나?" "네? 120원이요? 이건 어디까지나 성의 문제인데요, 지금 저는 영감님 덕..
1. 리서치 1-1 시장 리서치 - 해당 서비스/제품의 역사 및 배경 - 해당 서비스/제품은 왜 이용하는가? - 해당 서비스/제품은 현재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 (인식/트렌드) = 우리 브랜드 "산업"이 왜 시장에 필요한가? 1-2 동종 업계 리서치 - 차별점 / 강점 (벤치마킹) - 약점 (주의점 / 기회) - 타깃 (타깃을 어떻게 조준하고 있는가) - 수익 구조 (수익 모델, 가격 등) = 소비자가 동종 업계 브랜드를 두고 우리 브랜드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 - 디자인 (로고, 컬러, 그래픽 등) = 우리의 시각적 자산을 강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하는가? - 커뮤니케이션 (SNS 채널, 광고, 버벌 등) = 우리 브랜드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가? 1-3 참고할 만한 타종 업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