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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을 알 수 없고, 현재가 찰나라면 우리는 기억 속에 살아가는 것이 분명하다. 고로 기억의 불일치(알츠하이머)는 비 선택적이긴 하나, 삶을 이탈하는 행위이므로 세상으로부터 격리 당한다. 무기수 독방 살이 신세로 죽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약자의 눈을 가리고 스스로의 기억 또한 왜곡하는 이 땅의 부패 권력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들에게도 같은 혐의의 징역을 선고하라.
그러고 보니까 모든 근경은 전쟁이고, 모든 원경은 풍경 같습니다. -책은 도끼다 중 그러니까 지금 내가 슬프고 힘든 이유는 클로즈업이 너무 많이 되었다는 말이 된다. 사람에, 일에, 직장에. 몇 걸음 물러날 필요가 있다. 비행기를 타고 밖을 보면 내가 저 작은 세계에서 혼자만 치열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작은 일부를 삶의 전부인 마냥 대했던 것이다. 클로즈업의 시작은 기대심이다. 기대하지 말라. 사람에, 일에, 직장에.
삶에서 낭만적인 영역만큼 운명적 만남을 강하게 갈망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영혼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잠자리를 함께하는 일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꿈에 그리던 남자나 여자와 만나게 될 운명이라고 믿는다면 용서받지 못할까?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고통스러운 갈망을 해소해 줄 존재에 대한 미신적인 믿음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일까? 우리의 기도는 절대로 응답받을 수 없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참한 순환에는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에 하나 하늘이 우리를 가엾게 여겨 우리가 그리던 왕자나 공주를 만나게 해준다면, 그 만남을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 해버릴 수 있을까? 한 번만이라도 논리에서 벗어나서 그 만남이 우리의 낭만적 운명의 징표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까? 어떤 ..
질문하는 힘이 능력이다. 소피스트는 직역하면 ‘지혜로운 사람’이다. 이는 직업의 형태였는데 청년들에게 처세, 웅변, 변론들을 가르쳤다. 어느 시대에 어떤 교과목을 가르치냐 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절대적인 게 아니다. 어느 시대에 어떤 교과목을 가르치냐는 것은 항상 그 시대의 사회적, 역사적, 정치적 조건에 따라 달라져 가게 된다. 그렇다면 아테네에서는 왜 처세, 웅변, 변론들을 가르치게 되었을까? 답은 직접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으로서 변론은 필수 덕목이었다. 또한 아테네 청년들은 페리클레스(아테네 민주주의의 아버지)같은 위대한 정치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정치가가 되려면 자기 편이 많아야 한다. 윗사람 하고도 선이 많이 닿아야 하고, 자기를 ..
저는 어쩌다가 그냥 성공한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여러분 중 누군가 저한테 정치를 하고 싶고, 거대 정당 지도부에 올라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무 답도 해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6개월 전만 해도 저는 이런 삶을 꿈꿔본 적이 없어요. 감히 이것이 저한테 현실화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치밀한 준비를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페이스북의 성공은 우연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어요. 1학년 때 처음 페이스북이 나왔는데 정말 허접했어요. 있는 기능이라곤 전화번호부, 기숙사 정보 정도. 그런데 단 한 가지 대학생들의 호기심에서 시작한 오타쿠스러운 기능 하나는 모든 대학교 기숙사 IP 주소를 검색해서 방 번호와 매칭을 한 건데 어떤 학생이 접속하..
어떻게 살 것인가, 그것은 곧 어떻게 죽을 것인가. 오늘 살아가며 나는 죽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죽는다는 것은 어둡고 우울한, 쓸 데 없는 우려로 치부하며 기피하였고, 그것이 언제나의 이 세상 토론 결말이었다. 특히나 나의 원초적 고향인 부모와의 이별은 그 생각 자체만으로 불효라 생각했지만, 이러한 고의적 망각은 죽음을 무효화는 커녕 지연조차 시키지 못하며, 되려 더 큰 충격과 후회만이 줄을 서고 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평생 체감하지 못할 그 순리를 자각하는 연습이 조금은 덜 우매한 삶을 사는데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 왜 자살하지 않느냐고 카뮈는 물었다. 그냥 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사는 이유를 찾으라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
사랑은 누가 허락하거나 허락하지 않는 결재서류가 아니라고 엄마는 받아쳤고 그 결과 뺨을 맞았다. 책은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순식간에 나를 데려다 주었다. 만날 수 없는 사람의 고백을 들려주었고 관찰할 수 없는 자의 인생을 보게했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겪어보지 못한 시선들이 비밀스럽게 꾹꾹 눌러담겨 있었다. 책은 달랐다. 책에는 빈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단어 사이도 비어있고 줄과 줄 사이도 비어있다. 나는 그 안에 들어가 앉거나 걷거나 내 생각을 적을 수도 있다. 나는 '썩을 년'이라는 할멈의 입버릇에 기분 나빠하는 엄마를 위해 '썩지 않는 여자'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책들은 조용하다. 펼치기 전까지 죽어있다가 펼치는 순간부터 이야기를 쏟아낸다. 조곤조곤 딱 내가 원하는 만큼만 턱 소..
자랑삼아 가슴 속의 야망을 드러냈다가는 소매 위에 내 심장을 끄집어 내놓고는 비둘기보고 쪼아먹으라는 꼴이나 마찬가지죠. 반짝이는 칼을 집어넣어라 밤이슬에 녹이 슬지 않도록. 파도가 어찌나 사나운지 마치 구름을 칠 듯 했습니다. 폭풍우도, 거친바다도, 울부짖던 바람도 죄 없는 배를 좌초시키는 암초와 모래도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있어서 죽음의 본성을 내버리고 데스데모나 부인을 무사히 통과시켜 주었구나. 바다와 하늘이 서로 지지 않으려고 싸우는 등쌀에 그만 떨어지게 됐습니다. 산 같은 파도에 배가 올림포스 산만큼 높이 치솟았다가 천국에서 지옥으로 곤두박질 치듯 떨어져도 좋소. 질투란 스스로 잉태되고 스스로 태어나는 괴물이거든요. 내 가슴은 돌처럼 굳어버려서 손으로 치면 그 손이 부러질것이다. 악마, 악마! 대..
그래서 한 쪽 눈에는 웃음을 다른 눈에는 눈물을 머금고 장례식은 기쁨으로 결혼식은 슬픔으로 기쁨과 슬픔을 꼭 같은 무게를 달면서... 여태껏 네 청을 거절한 일이 없었으니, 이는 네 아버지와 나의 사이가 머리와 심장처럼 떼어놓을 수 없고 손과 입처럼 긴요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거짓 눈물의 소금기가 사라지기 전에 붉어진 눈동자의 핏발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함부로 남에게 말하지 말고, 엉뚱한 생각을 품었더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말며, 친절하되 천박해서는 안 된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풋내기들과는 상종하지도 말고, 일단 사귄 친구의 우정이 진실하다고 여겨지면 절대로 놓치지 마라.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해라. 그러나 일단 시작 했으면 상대가 너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다른 ..
졸음, 하품, 취침으로 이어지는 뻔한 카피는 눈을 끌 수 없습니다. 어딘가 불편해야합니다.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하십시오. 카피라이터는 남자가 소비자라는 여자에게 연애편지를 쓴다는 느낌 대중에게 이야기 하지 말고 한 사람에게 이야기 하십시오. 주장하지 말고 대화하십시오. 강요하지 말고 공감을 찾아 던지십시오. 이야기는 당신이 하지만 오히려 당신이 그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십시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정보나 아이디어 80%는 당신 가까이에 있다고 합니다. 한자어를 최대한 삼가, 수정하라 사람을 이야기하라 소비자가 가장 열광하는건 사랑도 우정도, 애국도 애족도 애향도 아닌 '내 이익' 입니다. 쉽게, 쉽게, 쉽게 5학년 3반 혜진이가 이해가는 카피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말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