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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점과 치부는 금지된 욕망과 같아서 참을수록 더욱 무겁게 죄여온다. 나는 이를 마주하기로 결심했다. 그렇다고 세상사람들이 죄인의 모습으로 바라볼 것 같진 않다. "우린 역시 모두 기괴한 생명체였구나."라고 하지 않을까.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가장 상위 꼭짓점인 '생존'으로부터 그 모든 이유가 파생된다. 지구 생태계에서 살기 위해 죽이고 물어뜯는 행위를 '선'과 '악'이라 구분할 수 있는가. 사자가 어린 사슴을 잡아먹는 것과 사람이 사람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것. 그것이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느 누가 '선'과 '악'을 기준할 것인가. 우리는 그저 생존을 위해 행동할 뿐이다. 우리는 하나? 세계 평화? 정신 차리시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것은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한다. 중요한 것은 원하는 결과가 아니다. 원하는 선택이다.
행복은 휘발되고 상처는 누적된다. 나의 세 살 조카가 그렇게 활짝 웃을 수 있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행복은 휘발되고 상처는 잊는다면 나의 과거는 어디에 있는가. 결국 일생은 지난 슬픔을 반복해 마주함으로써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우리의 모습을 외면하고 산다. 사실의 범주에 해당하는 과거의 말, 행동, 생각들을 부정하고 망각한다. 부끄러움을 아는가, 인간은 존재 자체가 부끄럽다. 더이상 스스로를 속이지말고 거울을 통해 보라. 만인에게 위험하고 추악한 동물의 눈동자를.
모든 선택에서 잊지 말아야할 것, 인간사 모든 결과는 죽음이다. 두려움도 용기도 필요 없으니, 초연하게 칼을 들고 나서라.
한 치 앞을 알 수 없고, 현재가 찰나라면 우리는 기억 속에 살아가는 것이 분명하다. 고로 기억의 불일치(알츠하이머)는 비 선택적이긴 하나, 삶을 이탈하는 행위이므로 세상으로부터 격리 당한다. 무기수 독방 살이 신세로 죽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약자의 눈을 가리고 스스로의 기억 또한 왜곡하는 이 땅의 부패 권력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들에게도 같은 혐의의 징역을 선고하라.
"진정해, 침착하고 대범하게" 말하라, 힘 없이 추락하더라도. 행동하라, 모두가 비난하더라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없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것에 확신이 있다면 말하고 행동하라. 그것이 사람이 삶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다.
우리의 배경은 무한하다. 그 광활함 속에 각자만의 배를 타고 노를 젓는다. 매일 같은 집, 학교, 직장을 같은 동선으로 오가는 우리는 초침에 등을 두드려 맞으며 스스로를 미래 속으로 욱여넣고 있는 것이다. 평생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도 모두 경험하지 못할 드넓은 배경은 한 인간에게 큰 의미가 없다. 저마다의 작은 '세상'들이 모여 하나의 배경을 이루게된 것이기에 배경은 그저 배경에 불과하다. 누군가의 배(세상)는 건반일 것이고, 캔버스일 것이고, 도마일 것이다. 그 시작과 끝이 있는 유한한 선분 안에서 "규칙은 개뿔" 무한함을 창조해내는 자유로운 욕망을 누리기를 바란다. 되도 안한 불완전한 '정의(定義)'따위로 감히 다른 세상을 삼키려 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