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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일 (장인성-2018) 본문
히트한 프로젝트일수록 '그거 내가 했어'라고 하는 사람이 수십 명 됩니다.
그래서 더욱, '했어'가 아니라 '뭘 어떻게 했어'를 듣고 싶습니다.
- 어떤 사람들이 몇 명이나 함께했고
- 그 사람들과 어떻게 일을 나눠서 했으며
-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 그 일을 어떻게 다르게 했는지
- 그 일을 하고 나서 스스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혹시 서점에서 살까 말까 망설이면서 읽고 있는 중이라면
다음 장을 하나 더 읽어봅시다.
마케터가 아이돌을 모른다는 건 자랑이 아닙니다.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죠. 모르는 건 별개예요.
아이돌 음악이 취향이 아니라도 요새 유행한다는 곡들은 한 번씩 들어두고,
유튜브에서 방탄소년단 영상도 찾아보며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공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블록버스터 액션영화가 취향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많이 본 영화라면 같이 봐두고,
천만 관객이 본 영화도 다 봅니다.
최선을 다해 경험합시다.
사랑을 아낌없이 주어본 사람이 사랑을 받을 줄도 압니다.
몰입해본 사람이 몰입하게 만들 수 있어요.
놀아본 사람이 노는 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해본 적 없다면,
자신의 브랜드를 사람들이 진심으로 좋아하게 만들 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경험자산
'좋다!' 싶을 때 '왜지?'
'불편하다' 느낄 때 '왜?'
라고 물어보세요.
회사가 마케터를 두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자사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어필해서 써보게 하고 사게 하기 위해서죠.
팔지 말자,
사게 하자
파는 사람의 생각 :
반찬을 팔자. 이벤트를 만들고, 배너를 걸고, 제휴를 걸고
또 어디에 광고를 하면 효율이 좋을까?
사게 하는 사람의 생각 :
반찬을 누가 사지? 그 사람들 어디있어? 왜 사지? 더 사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안 사는 사람들은 왜 안 사지? 그 문제를 해결해주면 살까?
파는 사람은 팔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사게 하는 사람은 사는 사람의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ex) 아이패드 광고는 화면 크기와 해상도를 자랑하는 대신,
그것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보여줍니다.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피아노를 치죠.
누구에게 팔까
팔아야 할 상품의 핵심역량을 파악하고,
가장 열광할 한 사람을 생각해봅니다.
한 사람입니다. 한 사람에게 팔 수 없다면 많은 사람에게도 팔 수 없습니다.
핵심 고객
내가 시간이 없고 돈이 없어서
하루에 딱 3명의 고객만 만날 수 있다고 할 때
- 찾아가 만나서 팔고 싶은 사람
- 우리 상품을 알기만 하면 기뻐 소리 지르며 사고
- 쓰고 감동하고 추천하고 소문 낼 사람
그 사람이 핵심고객입니다.
소비자의 입장
대중음악 편집하는 이야기였어요.
좋은 소리를 만들려면 좋은 장비가 필요하잖아요.
악기도 스피커도 엄청 비싸고 좋은 걸 씁니다.
미세한 소리 한 자락까지 신경 쓰며 편집을 마치고 최종 테스트를 할 때에는
흔히 구할 수 있는 싸구려 스피커로 들어본다는 거예요.
싸구려 스피커로 들어도 좋은 음악이어야 진짜 좋은 음악이라는 거죠.
대중이 듣는 저음질이 진짜라는.
'시간이 없어서 길게 씁니다'라고 파스칼이 말했다죠
생각을 제대로 정리했다면 짧게 말할 수 있습니다.
때때로, '보고서는 됐고 지금 짧게 이야기해주세요'라고 요청받을 때가 있죠.
때때로 중요한 보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집니다.
긴 보고서와 발표를 통해서만 설득할 수 있다면, 내용이 아니라 논리와 장치만 화려한 걸지도 모릅니다.
되는 방법을 찾는다
저와 동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일단 된다고 생각하고
서로서로 되는 방법들을 내놓으며 한참 앞으로 가봤다가, 그래도 영 아니면 그때 돌아옵니다.
1. 지금 많이들 쓰고 있는 한나체도 처음엔(지금도?) 이상한 서체였어요. 진짜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 걸까 싶은 만큼.
2. 배민문방구 제품들도 안 된다고 치자면 안 될 이유가 참 많았습니다.
하려고 들면 고칠 점이 보이고, 안 하려고 들면 안 되는 이유가 끝도 없습니다.
마케터가 마케팅만 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하면
결과물은 산으로 간다.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 이야기
그때 제 조직장님이 초보 팀장에게 좋을 거라며 책을 한 권 주셨는데
<First, Break All The Rules(유능한 관리자)>라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주시면서 "내용 간단해. 사람은 원래 안 변해. 못하는 걸 보완해주려 하지 말고,
그냥 잘하는 걸 시켜라~ 그게 책 내용 다야. 읽지 마"라고 하셨어요.
조직장의 드림팀
내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서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그들이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도, 못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뜻 아닐까요.
저는 장점에 집중합니다. 드림팀을 구성하는 것은 조직장이
구성원의 장점을 보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으른 조직장
작은 결정도 조직장이 다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기면
팀원들이 스스로 생각을 못하게 됩니다. 결정할 수 있어야 더 많이 생각합니다.
상사의 의중을 모르겠는데
그 와중에 상사가 자꾸 고치고 작은 것까지 다 결정하면
팀원은 고객이 아니라 상사의 마음에 맞추게 됩니다.
(팀원은 10명인데 두뇌는 하나뿐이고 손만 20개인 거예요.)
무엇보다 제가 팀원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실행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결정을 그들이 내릴 수 있게 해주고
책임은 제가 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대표님도 두 달간 휴가를 다녀오면서
"역시 제가 없으니까 일이 더 잘 돌아가네요"라고 하셨는데,
농담처럼 했지만 사실은 진담인 것 같아요.
만약 배를 만들고싶다면
사람들을 불러모아 목재를 마련하고
임무를 부여하고 일을 분배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무한히 넓은 바다에 대한 동경을 보여줘라. (생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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