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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아르바이트 (2012) 본문
한 달쯤 일했을까,
방학 단기아르바이트생임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회식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그 날 오리고기집에서 처음 사장님을 뵙게 되었는데,
그는 평소 선을 아슬하게 넘나드는 과장들과는 다르게
곧 근무 기간이 끝나는 스무살 남짓한 내게도 꽤나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어딜가나 막내였고, 심부름꾼이었던 나도 존중받는 사람이었다.
마음의 문이 열리고 건너온 메시지는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도 선명하다.
그것은 사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그의 신조였다.
"일부러 불편한 자리에 가는 것."
동네 친구들과 매일 갖는 무의미한 술자리와 같이
편한 자리만 찾게 되면 득이 될 것이 없다,
낯선 사람과 불편한 자리를 일부러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얻는 것이 더욱 많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선 내게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었다.
그 불편한 자리를 함께 할 마음이 있다면
꼭 연락을 달라는 것이었다.
이후로 한 번도 뵙지 못했지만
불편한 자리가 찾아올 때마다
그는 격려의 음성으로 내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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