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에서 벗어나 살아남는 법 (조승연-성화여고 핑거밴드 캠페인-2018)

내가 아는 형이 있는데
그 형이 국문학과를 간다고 했어요.
국문학과를 간다고 그러면
우리나라 대부분 주변 사람들이 말려요.
길이 두 개밖에 없다는 거예요.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되든지
아니면 교수가 되든지
둘 중 하나밖에 없는데
한 학년에서 교수가 되거나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되는 사람이
아예 안 나올 수도 있고,
한 명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형은 소설이 좋다,
책이 좋다 해서 기어코 국문학과를 갔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자기도 괜히 갔다,
배워서 쓸 데도 없는 거 계속 배운다.
이런 말을 했는데
이 형이 언제 자기에 대해서 뭔가를 발견했냐면
대학을 졸업한 다음에 취직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알바하면서  모아 둔 돈이

2~300만원 정도 있더래요.

그래서 이 돈을 가지고 최대한 오래 놀자.
왜냐면은 앞으로 취직이 안 될 것 같으니까.
이 돈 있을 때 못 놀면 평생 못 놀 것 같아서
놀자고 결심을 했대요.
이걸 가지고 한 6개월 정도 놀 수 있는
나라가 어딘지 찾아보다가
태국에 있는 조그마한 동네를 하나 찾았대요.
거기서 술 마시고 해수욕하고 그러면서
내 인생의 마지막 휴가다.
그런데 형이 어느날 태국의 해안을 가고 있는데
고등학생 10명이서 모여서 뭘 하고 있더래요.
그래서 얘네가 뭘 하나 보니까
위에는 다 하얀 티셔츠를 입고
아래에는 반바지를 입었는데
가만히 보니까 소녀시대의 <Gee>를 추고 있더래요.
그런데 얘네들이 가사를 따라 하려고 그러는데
한국말을 모르니까
가사가 자꾸 접히는 거야.
이 형이 자기는 국문학과를 나왔거든요.
아름다운 우리말을 보존하고 전파할 시간이 됐거든.
자기의 사명감이 뭔지 깨달은 거예요.
한국말 가사를 공짜로 알려주니까 너무 좋아하고
2G 폰을 꺼내서 설명해준 걸 찍어가더래.
그래서 이 형이 이거다! 라고 생각을 했대요.
그래서 HD 카메라를 하나 샀어요 한국에 오자마자
그래서 새로운 케이팝이라든지
외국에서 히트한 드라마가 나올 때마다
가사나 대사를 설명해 주는 것을 비디오로 만들어서
중국, 태국, 베트남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한 달 만에 팔로워가 6만 명이 생겼어요.
이 친구들은 한국말을 공부하는 애들이기 때문에
좀 재밌게 케이팝으로 한국말 배우는
책을 만들어 줄 수 있겠느냐 그래서
hwp로 그냥 쳤대요. 자기가 아는거.
그래서 묶어서 인터넷에 올려놓고
다운 받으려면 15,000원에 받아가세요 했는데
그게 엄청 잘 팔리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출판사 사장님이 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트렌드 리더가 되면

성공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유행을 어떤 사람이 주도하냐고 물어보면
대체로 유행을 굉장히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고
다른 애들이 뭘 하는지 잘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유행을 주도할 수 있다 라고 생각 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유행은 이미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걸 보고
흉내를 내잖아요? 그러면 나는 트렌드 리더가 아니라
팔로워가 된단 말이에요.
내가 인생에서 만나본 트렌드 리더들은
이런 공통점이 있었어요.
뭔가 불안하거나 아프거나 콤플렉스 같은 게 있었어요.
그래서 그 콤플렉스를 덮어씌우고 극복하기 위해서
남이 안 하는 행동을 하기 시작해요.
세상에는 생각보다 나만 아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비슷한 이유로 아픈 사람들이 되게 많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어? 저거 괜찮네 나도 해볼까?
하면서 따라가기 시작해요.
그러면 그 사람이 트렌드 리더가 되더라는 거예요.

 

남들이 뭘 하고 있나?
지금 인기 있는 게 뭔가?
앞으로 뜨는 직종이 뭐냐?
이런 고민을 하는 것보다는
나를 불편하게 하고 아프게 하고,

나를 고민하게 하는게 뭐가 있나?
그리고 내가 이걸 갖다가
끌어안으려면 내 아픔을 끌어안고
나라는 인간으로서 살아가려면
남들이 안 하는 무슨 짓을 해보면 될까?
그래서 여러분이 거기에 대해서
어떤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았을 때
여러분과 비슷한 고민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여러분을 따라가면
그때 여러분은 자연스럽게
트렌드리더가 되는 것이고
꿈을 찾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