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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야기 (2019) 본문
사람과 사람은 잘 맞지 않다.
함께하는 시간이 잦고 오래될수록 서로는 이를 더욱 실감한다.
관계에 있어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는 사랑이
가장 쉽게 분열된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다는 욕심으로
인간으로서 유지해야하는 최소한의 선을 넘게 되고,
이내 곧 당혹스러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나의 이상적인 결혼관은
첫 째, 두 사람의 관계를 국가가 침범할 수 없도록 한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다.
둘 째, 주거형태는 같은 지붕 아래 분리된 공간으로,
서로에게 이웃이 되는 것이다.
화장실이 어떻다, 빨래가 어떻다.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에 대한 피드백이
연애하던 때 서로에게 주고 받던 우려 정도에 머무르는 것이다.
셋 째, 새로운 만남에 대해 존중해주는 것이다.
한 사람이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억압이다.
자신의 체중을 온전히 상대에 기대지 않는 것, 소유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것.
그리하여 서로에 거짓 수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솔직한 관계.
이것이 건강한 결혼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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