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e2e

피드백의 태도 본문

design/diary

피드백의 태도

2e2e 2025. 8. 12. 22:42

새로 맡은 프로젝트에 인턴이 들어왔다.

나는 인턴에게 업무적인 피드백 뿐만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주었다.

예를 들면 “디자인을 한번에 쉽게 끝내려고 해서는 안된다.”와 같은 말들이었다.

디자이너는 무한 피드백을 받는 숙명이고, 그래서 언제든지 새로 시작해야하는 상황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피드백들이 더 있었는데

나는 말을 입 안에서 뒤섞다가 결국 삼켜버렸다.

’내가 지금 인턴에게 주는 피드백을 나는 잘 적용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 직장에서 내가 직장 상사들에게 품었던 불만들이 그런 것들이었다. ’나는 되고, 너는 안돼.‘

상황에 따라 내게만 적용되는 태도, 규칙들을 열거하는 꼬락서니가 어처구니 없었다.

그래서 온전히 신뢰하지 못했다. 그 사람이 어떤 커리어를 쌓아왔고,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난 모르겠고,

지금 당장 말의 앞뒤가 다른 피드백을 하는 저 사람의 지적 수준을 나는 잘 못믿겠다. 이거였다.

사회초년생때 가졌던 불만이 내 목을 겨누었다. 나는 결국 말을 삼켰다.

이제 와서 그때 그 선배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를 해야하나?

결국 나는 다음 피드백을 할 때마다 변명을 붙이기 시작했다.

“저도 잘 지켜지기는 어려운 부분이긴 한데요…”

 

피드백을 주게되면 그 피드백은 곧 피드백을 준 사람을 대보는 잣대가 된다.

‘그래, 그럼 당신은 얼마나 잘 지키나 보자.’ 인턴은 결국 내가 어떤 상황에서

한번에 끝내려는 판단을 내리게 되면 불만을 가질 거다. ‘본인도 그러면서 나한테는 왜 그래?’

 

결국 피드백을 줄 때는, 피드백 내용이 내게는 떳떳한지 스스로 되돌아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뢰할 수 없는 개소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내 피드백이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것이라면 나도 잘 지키기는 힘든 부분이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개선하자는 톤으로 이야기 해야한다.

 

피드백의 목적은 상대를 위한 것이지만, 듣는 사람은 썩 달갑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내가 상대로부터 미움을 사면서까지 상대를 위해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피드백은 주는 것이 더 어렵다.

피드백의 흔한 실수 중 하나는 ‘내가 널 위해 말해주는 건데 왜 기분나빠 해’ 라는 마음이다.

그건 온전히 상대를 위한 마음이라고 보기 어렵다. 리더라면 피드백을 포기해서도 안 되고,

입이 삐죽 튀어나온 팀원의 리액션에 동요해서도 안 된다.

또한 불필요하게 상대를 깎아 내린다거나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말을 해서도 안 된다.

그건 피드백이 아니라 본인 감정해소에 불과하다.

나도 매번 지키기는 어렵지만 피드백을 줄 때 한가지 원칙을 상기하려고 한다.

내가 이 말을 할 때 속이 좀 시원할 것 같으면 하지 않고, 마음이 좀 불편해질 것 같으면 하자.

속이 시원해진다는 것은 감정적으로 그 사람을 이기려고 하는 말일 확률이 높고,

불편해질 것 같은 건 진정 상대에게 도움이 될 말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피드백도 태도다. 가치 있는 말도 말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개풀 뜯어 먹는 소리가 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