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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와 문제 해결 능력 본문
"비행기 안에 골프공이 몇개나 들어갈까요?"
고등학생 때였나, 구글 면접 질문이라며 한때 인터넷을 떠돈 적이 있었다.
당시의 생각으론 임기응변이 빠르거나, 재치 있는 사람.
혹은 확실히 남들과 다른 발상을 하는 사람들을 원하는 곳으로 알았다.
정확한 출제자의 의도는 알 수 없겠으나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세 번째 직장을 다니다보니
그 문제를 왜 내었는지 알 것만 같다.
첫 번째, 두 번째 직장은 매일 예상되는 업무였다.
로고, 패키지, 가이드라인.
물론 매번 새로운 사업 영역이었고, 새로운 콘셉트였지만 말이다.
세 번째 직장은 입사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될 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이걸 내가?'
'내가 할 수 있는걸까?'
나의 포트폴리오를 다른 사람의 것과 착각을 하신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지금껏 해온 일과는 다르고 예측 불가했다.
상세페이지, 제품 화면의 영상 키비주얼, 책, 웹사이트 등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은 어떤 프로젝트를 만날 지 가늠조차 안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꼭 나만 그렇게 새로운 처지는 아니었다.
펜 툴을 사용하지 못하는 디자이너도 일러스트를 그려냈고,
3d를 할 줄 모르는 ux디자이너도 입체 키비주얼을 만들었다.
중요한 건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태도였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는 직업을 막론하고
단연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이거나, 부족한 역량이 있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모색할 것이고, 결국엔 해결을 하기 때문에
꼭 업무가 아니라 대인관계나 리더십의 측면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겠다 싶다.
더군다나 디자인 시장에 직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것은
새로운 게 너무 많다. 배울 게 너무 많다. 아주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말이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도 거듭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을 짧은 인터뷰에 알 수 있는 방법이
"비행기 안에 골프공이 얼마나 들어갈까?"라는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더이상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혹은 '내가 지금껏 안해본 일이라서요'라는 말을 그만 두어야 겠다.
같이 뛰는 팀원에게 나를 업어달라는 응석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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