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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2e2e 2024. 3. 18. 00:36

지난 30여 년간 내게 아침이란

11m 막타워나 다름 없었다.

공수 훈련을 위해 훈련소에서 내던져지는 막타워 말이다.

한 발만 내딛으면 끝나버리는 건데, 5분만, 10분만을 미루게 되는 것은

아침의 높이 또한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11m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아침에 눈을 뜨기 싫다는 건 삶에 대한 동기가 없다는 것.

 

어쩔 수 없이 매일 아침을 맞이해야 한다면 

세상이 나를 깨우는 것보다

내가 세상을 깨우는 편이 조금 더 낫다.

일찍 일어나면 내가 세상을 깨우는 느낌이고

늦게 일어나면 세상이 나를 깨우는 기분이다.

아침을 미루고 미루다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건

회의 시간, 여유롭게 커피도 일찍 내리고 안건 내용도 미리 살펴본 사람들 사이에

헐레벌떡 착석한 기분이랄까. 타인의 시간을 좇는 기분은 온종일 지속된다.

 

세상은 내가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깨어있다지만,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는 말처럼

하루의 전원을 누가 키느냐에 따라 그날의 방향이 정해진다.

등 떠밀려 켜질 것인가,

자발적으로 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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