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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난민 (표명희-2018)

2e2e 2022. 8. 21. 15:37

신청서, 이력서, 지원서, 자기소개서.

소속되고자 여전히 떠돌고있는 우리들의 씁쓸함.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딘가에 꼭 비행기가 있었다.
낯선 땅에서 돌아오고 있거나, 또는 이곳을 벗어나
어느 낯선 도시를 향해 날아가는 중일 것이었다.



자연이 아낌없이 준다는 건
사람들 욕심이 빚어낸 착각에 지나지 않았다.



희끗해지는 머리칼처럼
그 자신도 점점 회색분자가 돼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연민의 고리를 끊는 것
그것도 자유의 한 방법이다.



그 때 그건 왜그랬어요?
대한민국 최고의 모범 경사는

장발장을 어떻게 다룰지 궁금해서요.



이 지구별 위에서 인간은
이래저래 난민일 수밖에 없어.



내가 원하는 세계에 들어가고 싶지만
그곳이 나에게 문을 쉽게 열어 주지 않을 때,
또는 그 속에 뿌리 내렸다고 생각했건만
어느새 밀려나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나 혹은 당신은 난민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어느 누구도 예외는 아니다.
난민은 더 이상 '그들'이 아니고,
지중해나 시리아나 아프리카 어느 지역같은
먼 곳의 문제만도 아니다.
어느날 문득, 나 혹은 당신은 '그들'과 다르지 않은 처지의
난민임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지구라는 더 큰 열차에 올라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인류임을
서로 확인하게 되는 건,
사실 아주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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