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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컨셉 (김동욱-2017) 본문
특별한 컨셉으로 시작해서 사랑받은 많은 브랜드들이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로 위기를 맞게 되거나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변화를 맞닥뜨리게 되면
처음의 컨셉을 버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 하지만 시장은 냉정합니다.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인식은
그다지 빨리 변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는 명분으로
처음에 사랑받았던 것들을 너무 빨리 포기하지 마세요.
컨셉은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를 소비하고
선택하는 이유이자 근거가 됩니다.
영혼 없는 자기소개서를 그냥 넘기다시피 하며 읽던 차에
제 눈을 사로잡는 하나의 자기소개서가 있었습니다.
"대학 졸업할 때까지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24명입니다."
(...) 사실 그 친구를 만나고 보니 남들보다 좋은 학벌을 가진 것도,
엄청난 어학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해봤다는 해외 활동이나 인턴 경력도 전무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수백 대 일의 경쟁력을 뚫고
제 부사수로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남다른 존재감'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천편일률적으로 자기 자랑을 나열하고 있을 때
그 친구는 남들이 보기에 치부가 될 수 있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전략으로 눈에 띌 수 있었던 것입니다.
+ '다르지 않다면'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다르다는 것은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이고,
세상에 없는 수 많은 브랜드와 제품들 사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 바로 컨셉입니다.
소비자의 마음에 다리를 놓는 컨셉이 없으면
많은 이들이 실수하는 것처럼 일방적인 자기 자랑과
과시만 하고 마는 브랜드가 됩니다.
거대한 적들과 싸울 때는 그들이 원하는 싸움의 방식으로
접근하면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건 그들이 가장 잘하는 방법이고
지금까지 승리해왔던 공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가장 약한 부분을 찾아 새로운 방법으로 싸워야 합니다.
레진엔터가 창업하던 2013년만 해도 웹툰을 포털사이트가
조회 점유를 위해 제공하고 있던 콘텐츠 중 하나였습니다.
더 많은 트래픽을 가져오기 위한 미끼 상품과 같은 것이었지요.
당연히 웹툰은 무료로 제공되었고, 작가들은 조회수에 따라
원고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작가들이 다루는 소재 또한 대중적이고
보편적이어야 했는데, 이 때문에 소재의 한계와
표현의 제약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레진엔터의 출발은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웹툰을 제공하자.'
(...)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만화가 아니라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제공하자.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성숙한 독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만화서비스 '레진코믹스'가 시장에 나오게 됩니다.
상대가 절대로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후발주자임에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초라해 보여도 상대에게는 없는 무기와
전략으로 나가야 전쟁터와 같은 치열한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 좋아보이거나 이미 검증된 방법은 약자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방법입니다.
나에게 익숙하고, 어울리고, 잘할 수 있는 방법만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브랜드 담당자의 기대만큼
브랜드가 가진 특징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잡코리아>
고만고만한 자기자랑의 틀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컨셉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갑니다.
"보내버리고 싶은 그들에게 추천하라."
<마케팅>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이 등장했을 때
소비자들이 필요를 느끼게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햇반>
"햇반이 들어 있어 밥부터 다른 가정식 국밥.
이 제품 하나면 엄마의 마음이 놓인다"
는 초기의 컨셉으로는 사람의 반응을 얻지 못했다.
"가정식 전문 1인 식당"
이라는 새로운 역할이 제품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고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었다.
- P&G의 핵심 타겟은 주부입니다.
P&G는 한 아이의 엄마인 주부들의 자존감을 높여주자는
목표 하에 올림픽 시즌에 새로운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Mom is the best job in the world"
이 광고 캠페인에서는 올림픽의 영웅이
탄생하기까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엄마들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House wife'는 단순히 집안을 돌보는 여성이 아니라
세계에서 최고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직업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준 것이지요.
<에이스침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에이스침대는 가구 이상의 제품이 되고,
경쟁자들은 가구라는 개념에 갇혀버리게 됩니다.
<TROMM>
그들이 주목한 포인트는
'좋은 세탁기'가 아니라 '좋은 옷'이었습니다.
누구나 좋은 옷 하나씩은 가지고 있고
좋은 옷을 세탁할 때는 세탁소에 맡긴다는
소비자들의 행위를 읽어낸 것입니다.
그렇게 매번 세탁소에 맡기는 것이 쉽지 않으니
좋은 옷을 위한 좀 더 좋은 세탁기가 있었으면
한다는 필요를 발견
"오래오래 입고 싶어서, 트롬"
<Olleh KT>
LTE 서비스의 차별점이 크지 않다면
그것을 이용하는 대상 쪽을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더 빠른 LTE를 제공합니다."
가 아니라
"빠른 인터넷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LTE예요."
'기술' 그 자체의 차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위한 '사람'으로 관점을 바꾼 것입니다.
"성질 급한 한국 사람, 성질 급한 olleh 4G LTE."
<청담어학원>
광고 회사가 주목했던 부분은 바로 주요 타깃층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마음 속에 숨겨진 욕망이었습니다.
남들과는 달라 보이기 원하는 욕망,
조금 앞서 나가는 것을 넘어서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위치에 먼저 오르고 싶은 마음.
그런 욕구가 가장 큰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청담러닝이 주목한 타깃은 내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하는 숨은 욕망의 주체, 바로 부모들이었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시험을 위한 영어 교육이 아니라
보다 수준 높은 차원의 진짜 영어교육을 한다는 메시지는
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시험지 안에선 시험지가 좁은 아이들,
대한민국 안에선 대한민국이 작은 아이들을 위한 청담러닝."
<디젤>
디젤의 주요 타깃은 기득권에 대한 저항의식이 가득하며
도발적이고 개성이 강한 세대들, 바로 20대였습니다.
그들의 꿈은 더 컸지요.
전 세계 20대의 마음을 훔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싶었습니다.
디젤은 도전적이고 반항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매장 디스플레이에 더 신경썼고 전단지 하나를 제작하더라도
전통적인 방법을 베재했으며 광고도 비주류의 미디어들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디젤도 경제 위기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맞이 하게 됩니다.
다시 20대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했습니다.
20대들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싫어합니다.
질서, 규칙과 같은 것들로부터의 단절을 필요로 합니다.
아직 젊기 때문에 꿈을 찾아 나서야 하고
그 꿈을 얻기 위해 위험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지요.
"BE STUPID" (세상 앞에서 바보가 돼라.)
Smart says no, stupid says yes.
똑똑한 사람들은 아니라고 말하고, 바보들은 예스라고 말한다.
Smart listens to the head, stupid listens to the heart.
똑똑한 사람들은 머리로 이해하고, 바보들은 가슴으로 듣는다.
Smart may have the answer, but stupid has all the interesting questions.
똑똑한 사람들은 답을 알고 있지만, 바보들은 흥미로운 질문을 갖고 있다.
Smart may have the brains, but stupid has the balls.
똑똑한 사람들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바보들은 깡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맞춰주세요. 그래야 살 겁니다."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들에게 맞춰주는 브랜드만이
살 수(살아남고, 소비자들이 구매 할 수)있는 시대가 온 것이 분명합니다.
소비자는 불편함을 입 밖으로는 잘 끄집어내지 않습니다.
팔아야 하는 사람이 그 마음 속 불편함을 찾아내서 해결해줘야 합니다.
불편함에 집중할 때 비로소 컨셉이 보입니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도 인간관계와 마찬가지입니다.
인지도가 없는 브랜드가 주목을 받으려면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먼저 찾아줘야 합니다. '맞아 나도 그래!'
하고 느끼는 순간 서서히 마음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심리적으로 가까워져야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래야 브랜드를 기억하게 됩니다.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컨셉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특별한 것을 찾기 위해
애쓰지 전에 우리 일상의 모습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시도를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흔히들 범하는 몇 가지 실수를 볼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거창하고 포괄적인 표현들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 좀 더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날카로운 컨셉이어야 소비자들은 반응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극단적인 일상의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가장 값싸게 하는 방법이나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지 마라.
가장 훌륭하게 해낼 방법을 생각하라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거라고 합니다.
꾸밈 없는 자신의 모습에 당당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가진 특성 그대로를 당당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 없는 걸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 않고 세상에 보여주는 게 진정한 브랜딩의
시작이자 남들과 다른 특별한 브랜드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에서
강력한 컨셉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제가 항상 작업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게 단어예요.
뭐든지 한 단어에서부터 생각해야 돼요. 음악도, 춤도, 패션도
다 한 단어에서 시작해요."
(박진영)
우리는 본능적으로 설명하고 싶어합니다.
그것도 장황하게 말이지요.
하지만 컨셉은 직관적으로 다가와야 합니다.
(...) 강력한 한 단어로 컨셉을 말할 수 없으면
브랜드의 메시지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한 단어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컨셉이
나올 수 있을지 의심부터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설명해도 되고
조금 늘어져도 괜찮다며 타협하고 포기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한 단어에 집착하다 보면
평범했던 컨셉도 특별해질 수 있습니다.
최종 방향을 찾아주는 건 한 사람일지 몰라도
완성은 여러 명이 같이 해내기 때문입니다.
컨셉은 공동작업입니다.
혼자만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하던 대로 해라. 평소에 잘해야
중요할 때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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