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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 (2018) 본문
사람은 집에서 산다.
비단 숙식의 기능만이 아니라,
외부와 차단된 사적 영역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불투명한 유리창이나 커튼같은 것들 말이다.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방, 더 작게는 서랍장 내지 일기장으로 완전한 나만의 공간을 찾아 둥지를 튼다.
오늘 날엔 휴대폰이 우리의 최소 공간으로 유통된다.
잠금장치가 탑재된 이동식 사적 공간, 집인 셈이다.
그 독립적인 공간은 사람이 솔직해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노출된 인간은 솔직해질 수 없다.
보여질 위험 요소가 하나라도 있다는 것은 인간 스스로를 왜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영역은 의식적으로 만들어진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감추어진 '집'을 침범한다 해서 그 사람을 본 모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에게 설명되기 위함이 아닌 불친절한 요약과 생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또다른 오해를 낳으며,
그 또한 그 사람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결국엔 이 사람이 어떨 것이다 미루어 짐작하는 행위는
완벽하지 않은 추리의 반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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