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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백 (2024) 본문
우리는 재미있는 일 가운데 가장 재능있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다.
가장 재능있는 것과 가장 재미있는 것이 일치할 수도 있으나
결국 직업이라는 것을 가진 시점에서 가장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직업이 아닌 취미라는 것들이다.
그냥 재미가 없어진다.
생계 수단인 것이다.
싫어져도 쉽게 떠날 수는 없다.
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직업이다.
가장 큰 무기는 곧 약점이 된다.
개그맨이 무대에서 음이탈을 하는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으나
웃기지 못했다면, 그보다 치명적인 것은 없다.
직업이라는 것의 속성이 그런가보다.
문제 없이 잘 해나가고 있다 하더라도,
도처엔 언제나 뛰어난 자들이 차고 넘친다.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설 자리를 밀어내는 열등감과
또 하루를 문제없이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 속에서
출근을 해야 할 동기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
취미와 다르게 본업은 능력에 대한 인정이 필요해 보인다.
연차가 쌓이며 점차 능력이 노쇠해져가는 선배들은
거듭 과거의 영광을 꺼내보였다.
"나 이랬던 사람이야"
지금 당장 인정 받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과거의 인정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현재 일을 이어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클라이언트, 소비자, 직장 상사, 후배, 그리고 동료.
그 누군가가 나를 인정해주었던 그 기억으로 우리는 또 하루를 버틸 수 있다.
혹여나 지금 하는 일이 일이 재미있다면
일이 재밌어서일까
인정받을 희망이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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