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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서빙 아르바이트 (2012) 본문
오후 7시에 시작해 오전 7시에 끝이 나는 서빙.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이곳으로 넘어와 일을 했고,
새벽 5시쯤 조기 퇴근해 새벽기차로 집에 오면
잠깐 눈만 붙이고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
그중 단연 힘들었던 일은 바로 새벽기차를 타는 시간.
고단한 하루 끝에 30분가량 머무르는 따뜻한 기차 안은
온갖 술과 마약에 찌든 공간처럼 혼이 나가 사경을 헤매는 듯하였다.
감히 장미란도 나의 눈꺼풀을 쉽게 들어 올리지 못했으리라.
몇 번은 잠들어버려 두세 역을 넘어간 적도 있었고,
그런 날이면 또 추위에 벌벌 떨어가며, 반대편 다음 기차를 기다렸다가
2시간만 자고 출근하기도 했었다.
당연히 제시간에 내리는 게 맞는데
자리가 많음에도 입석 칸에서 쪼그려뛰기라도 하며 버티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 가야 할 군대는, 마주할 사회는 얼마나 더 힘들까'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더욱 채찍질 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에 적당한 무시와 최저 임금으로
남들 자는 시간에 일을 해야했던 그때가 가장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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