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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2019) 본문
온전하게 허리를 채 피지 못 하는 한 평짜리 고시원 401호에는
축축한 쥐 오줌 냄새가 머리맡으로 떨어진다.
처음 방을 보러 온 날 마스크를 쓴 여자가 내게 말했다.
"요즘 이렇게 에어컨 따로 있는 고시원이 어딨어요, 어때요 좋죠?"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그 좋은 에어컨은 손이 닿지 않는 내부 깊숙이,
곰팡이들이 쇠고기 다시다를 쏟은 것처럼 눌러 붙어있었다.
물티슈를 들고 아무리 손갈퀴를 찢어보아도 닿지 못하는 그들의 세계.
적막 속 어색한 눈만 마주치다 결국 상생을 합의하였다. 부디 그 선만 넘지 말아라.
하지만 냄새가 선을 넘는다.
애써 밀어내려던 헛구역질이 한 달 만에 멈춘 것은,
나도 그들과 같은 종임을 인정하게 된 것이었다.
그들은 나를 알아보았고, 나는 애써 부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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