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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티 나게 딴짓하기 (원성준-2016)

2e2e 2022. 1. 26. 20:46

나는 기존에 하고 있던 작업과 거리가 먼 분야를 먼저 생각해 본다.

거기에서 개인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점에서 부터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한다.

 

 

 

 

관심은 있지만 이해도가 적은 분야를 고를 경우,

나를 다방면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네가 할 줄 아는 것만 하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없어" <쿵푸팬더 중>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하고 싶은 '딴짓'이다.

 

 

 

 

"제가 본 좋은 제품은 한 집단의 모든 구성원이 자신이나

친구에게 필요한 근사한 무언가를 만들려고 깊이 고민한 결과였습니다.

그들도 자신이 만든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싶었던 거죠."

<스티브잡스>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여 가장 높은 분께 하는 보고였다.

첫인상은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반소매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누군지 모르고 지나친다면 같이 일하는 개발자 동료로 창각할 정도였다.

그 친근함에서는 직급에 따른 위엄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가 작업해 왔던 컨셉에 대해 순수한 마음으로 보내는 그의 적극적인 관심이

느껴졌다. 지시하는 느낌보다는 함께 아이디어를 얘기하며 어떻게 더 발전시키면

좋을지를 논의하는 자리 같았다.

 

 

 

 

"실행하기 전에는 늘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넬슨 만델라>

 

 

 

 

"실천이 완벽보다 낫다."

셰릴 샌드버그, 저서 <린인> 중에서

 

 

 

 

내가 불편한 건 남들도 불편하다.

 

 

 

 

조직이 크면 클수록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적고,

나의 아이디어 이외에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게 해줄

주변의 지지자들을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해진다.

 

 

 

 

성공적인 PM들은 담당자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방향을 뚜렷하게 제공하면서도 의도적으로 더 간섭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디테일과 작업물은 개발자와 디자이너에게 자유를 줬다.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 내는 것이 더 편했던 나는 초기에

간섭하지 않고 담당자들을 대해야 하는 것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지휘하여 그들을 통해 결과물을 만드는 거은

PM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에게도 중요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M이나 개발자가 모든 회의에 당연한 듯 참석하는 데 반해

디자이너는 상당 부분 빠져있었다. 디자이너가 회의 참석을

거절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회의 주재자가 디자이너 참여를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간에 디자이너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만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보니 디자이너의 존재감은 아예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잦았다.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서 각 직군의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게

갑과 을 같은 애매한 관계가 의도치 않게 형성되었다.

실제로 팀의 디자이너들은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에 따라 디자인 작업만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같은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우선

디자이너의 회의 참석이 적극적으로 필요했다. 또한,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소신껏 펼쳐야만 한다.

 

 

 

 

한편으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대충대충 사람을 뽑지 않고 지원자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시스템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안 맞는 사람을 뽑는다면 그를 뽑은 매니저가 손실이고,

안 맞는 팀으로 옮기게 되는 개인 또한 시간 낭비이다.

 

 

 

 

전화 면접에서 구직자는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기본적은 스타일과

인격은 물론 팀의 문화에 대해서도 물어볼 수 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서로간의 호감을 성공적으로 확인하면 본사 캠퍼스에서 풀 데이 인터뷰를 하게 된다.

 

 

 

 

풀 데이 인터뷰는 아침 9시에 시작했다.

미팅 장소는 큰 회의실이었고, 오피스 디자인팀에 소속된 디자이너 20명 정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숙한 분위기와는 달랐다.

다들 웃으면서 따듯한 분위기로 면접을 보러온 나를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려는

분위기였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이미지가 아닌 실물로 데모를 하니 반응도 더 좋았던 것 같다.

 

 

 

 

프로젝트에서 내가 맡았던 역할과 출시했던 결과물도 중요했지만,

처음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진행된 과정과 그사이에 이루어진 생각의 과정을

풀어 얘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과물에 도달했을 때까지 과제를 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되새겨 보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어떻게 결정사항을 내렸는지, 유관 부서와 어떤

과정으로 협업했는지, 그리고 다시 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걸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지 등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다양하다.

 

 

 

 

디자이너 면접에서는 디자인 문제를 풀어내는 시간이 포함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풀어야 할 문제를 받고, 그것을

위한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은 낮다. 결국, 주어진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에 접근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모두 보여주며

어떻게 최종 솔루션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주는 키이다.

 

 

 

 

면접 일정이 끝나고, 디자인 매니저 중 한 명이 로비로 나와

다른 방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이 시간은 면접이라기보다는,

팀에서 나에게 피드백을 주는 시간이었다. 나에 대해서 좋게 봤던 점,

아쉬웠던 점, 그리고 팀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런 피드백은 내 자신을 돌아보는데 도움이 됐지만 내가 면접을

통과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확실한 힌트는 주지 않았다.

 

 

 

 

어떻게 자신의 디자인을 계속 관철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지지를 얻어낼 것인가?

내가 찾은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이 오랜 세월 거쳐온 사고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대부분 대기업에서는 개발이나 기획 쪽에 더 큰 힘이 실려있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디자이너들은 회의 테이블 한 자리조차 얻어내려면

고투를 겪어야 한다. 자신에게 중요한 결정사항이 필요한 회의에서도

디자이너는 개발자나 기획자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역할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남겼다.

 

 

 

 

딴짓의 주제를 찾을 때는 '성공'이 보장되는 것보다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여 색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새로운 역할이 왔을 때 즉시 손을 들고 앞장서

시도해본 것은 언제나 내게 좋은 결과로 남았다.

 

 

 

 

처음에 넘사벽처럼 느껴지는 것도 과감히 시도해본다.

그러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같은 성공의 경험은 이후 다른 작업을 할 때

큰 용기를 준다.

 

 

 

 

앱 개발자가 없는 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그 일에 두 발을 담갔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누군가가 새로운 앱을 개발하자고 제안이 오면

훨씬 더 자신감 있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들어 이렇게 원격으로 일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미래에는 어느 조직에 소속된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의 수가 크게 증가할 것 같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나만의 몇 가지 기준

1. 새로운 매체 (매체나 매개를 바꾸면 새롭게 긴장감이 생기면서 더 큰 창의력을 발휘하게 된다)

2. 새로운 문제 범위 (적어도 기존에 한 번도 안 건드려본 주제를 선택해 본다)

3. 논쟁적인 이슈 (논쟁적인 이슈의 디자인은 프로젝트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잠재력이 있다)